전원주택 터잡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7-24 10:04 조회6,220회 댓글0건본문
전원주택터잡기---
‘터 잡기는 전원주택 짓기의 절반’이라는 말을 해도 부족함이 없다.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이 함께 살아갈 터를 잡는다는 것은, 오늘은 물론이거니와 향후 몇 십 년을 내다보고 결심해야 할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자금도 걱정해야 하고 교육과 교통, 의료 시설, 시장 등 터가 갖춰야 할 조건은 많다. 터를 잡기 위한 여러 가지 변수가 합일점을 찾는 ‘그 땅’을 찾으려면 열심히 정보를 수집하고 발품을 파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그러면 터를 보고 ‘내 땅’이라고 결정하는 데 필요한 준비 과정과 변수는 무엇일까? 여기에서는 먼저 그러한 것들을 열거하고 자신의 계획과 취향, 예산 등을 반영하여 결정을 내려보자.
터 잡기 이것만은 알고 시작하자
가족과의 합의가 분명해야 한다
별장이나 세컨드 하우스가 아닌 경우, 전원주택으로의 이주는 가족 구성원 전체의 합의와 희망을 공유해야 한다. 새로운 터를 찾는 일은 지금보다 나은 행복한 보금자리를 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살면서 몰랐던 불편을 겪으며 새로운 환경에 정을 붙이지 못한다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때문에 치밀한 사전 조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동기가 확고해야 한다.
어떤 목적의 터를 잡을지 결정한다
목적이 분명해야 그에 맞는 부지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또한 외뢰를 받은 부동산에서도 적합한 부지를 추천할 수 있어 공연한 발품을 면할 수 있다. 주택을 짓더라도 단독형, 단지형, 동호인형으로 구분해야 한다.
생활상을 고려해 이주 희망지역을 조사한다
직장 또는 자영업, 전문직, 프리랜서 등 직업 구분과 예산 규모를 고려한다. 먼저 근교 간선도로망과 연계한 이주 방향을 정하고 거리별 지역을 선정한다. 다음으로는 지도와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를 이용해서 기초조사를 한 후, 주말에 가족과 함께 소풍을 가듯이 시간을 가지고 지역 부동산을 통해 구체적인 답사를 한다.
기본적인 기초조사와 몇 차례 답사를 반복하다 보면, 저절로 지역별 시세 동향을 숙지하게 되고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능력도 쌓인다. 현지 조사를 할 때는 주택건축을 위한 형질변경이 가능한 전답, 임야와 함께 인근 대지의 시세도 조사한다.
오늘을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
관심 지역이 정해지면 해당 지역 부동산과 건설교통부 및 국토관리청, 지방자치단체 등의 홈페이지를 방문한다. 해당 지역 도로망의 신설·확장 및 각종 개발 정보를 수집하고 보다 발전적인 지역을 세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물론 조용한 전원생활을 위해 그에 적합한 터를 찾는다면 상관없지만, 살면서 자산 가치가 올라가는 땅이라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것이다.
조용한 전원생활을 위해 개발 계획이 없는 터를 찾더라도 개발 정보는 파악해야 한다. 실제로 있은 일이지만 조용히 편안하게 살려고 지은 전원주택 인근에서 개발 계획이 진행되는 바람에 원하던 환경을 잃어버린 예도 있다.
일반인의 눈에는 황량하기만 한 터도 개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단점을 보완하면 가치 있는 땅이 된다. 길도 구불구불하고 불편하기 그지없는 현재의 터가 어느 날 인기지역이 된 경우를 여러 번 보았고, 현재의 여건만을 보고 터를 찾던 이의 주저함 때문에 결국은 더 비싼 값에 구입하는 경우도 보았다. 오늘의 입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각종 정보 수집과 정리를 통해 내일의 가치도 살펴 구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는 명당은 없다
심리적인 준비 사항이 되겠는데 모든 구색을 다 갖춘 땅을 얻기란 참으로 어렵다. 게다가 내가 원하는 면적만큼의 땅을 구입하기는 더욱 어렵다. 더러 지관(地官)을 대동하고 해당 부지의 매입을 검토하는 사람이 있는데, 물론 모든 것을 갖추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시한(時限)이 있다. 시간을 두고 여유 있게 터를 물색하다가도 눈에 띄는 터를 만나게 되면 집중적으로 검토해서 결론을 내야 한다. 좋은 땅은 매물로 잘 나오지도 않거니와 나오더라도 가만있지 않는다. 오죽하면 ‘땅에는 임자가 따로 있다’는 말이 생겨났을까?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 있듯이 부족한 면은 기술적으로 보완하거나 자신의 상식과 경험에 따라 대안을 만들면 전문가의 도움이 없더라도 결정적인 실수는 하지 않는다.
터를 잡는 목적에 따라 조건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통적으로 ‘배산’, ‘임수’, ‘남향’이라는 공통적인 조건은 무시할 수 없다. 상업용지는 북향이 유리한 경우도 있지만 주거용 터를 찾는다면(조망을 위해 북향이 선택된 경우도 상당히 많음) 이 3가지 조건을 따르는 것이 좋다. 그 외의 공통조건으로는 급수, 배수, 지반, 접도, 이웃, 근린생활시설 등이 있다.
터를 검토할 때에는 기본적인 문서(지적도, 토지(임야)대장, 국토(도시)이용계획확인원, 등기부등본)를 준비해서 전문가에게 검토를 의뢰하거나, 관할 관청 민원실에 문의하여 목적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인지, 어떠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산, 임수, 남향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위치라면 상상만 해도 그림같은 풍경이 떠오를 것이다. 게다가 남향이면 금상첨화. 명당터가 분명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조금씩 달리 해석하면서 접근해야 한다. 마을이 되려면, 농경생활을 위해서 임수가 필요한 조건이지만 개별 전원주택에서 임수는 좋은 조망과 물을 구할 수 있는 조건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남향이라는 조건도 사용상의 편리함과 좋은 조망을 구할 수만 있다면 북향을 선택해도 좋다.
현대의 건축 자재와 기술, 디자인은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준다. 원재료(터)가 좋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어느 정도의 가공을 통해 부족한 점을 극복해야 한다. 모든 조건을 갖춘 터를 만나기란 어려우므로…….
참고로 전통적인 풍수에서 기본적인 터 잡기 원칙으로는 앞에서 말한 배산임수(背山臨水), 정면이 낮고 뒤가 높아야 한다는 전저후고(前低後高), 들어 갈 때는 좁으나 들어가면 넓어지면서 아늑해지는 것이 좋다는 전착후관(前窄後寬) 등이 있다.
급수, 배수
사람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당연히 물을 구할 수 있는 터를 찾아야 한다. 기왕이면 가까운 내 땅에서 물을 구해야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사람은 수맥(水脈)이 흐르는 땅은 안 좋다고 하는데 그러면 수맥탐사도 하면서 상당히 넓은 땅을 구해야 한다. 이 또한 극복할 수 있는 조건이므로 현실에 맞게 상수도가 없다면 음용(飮用) 가능한 수맥이 있는 땅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은 ‘물을 어떻게 내보내느냐’ 하는 문제다. 비가 내릴 때 주변의 물이 어디로 어떻게 흐르는지 살펴야 한다. 해마다 홍수 때면 저지대에 사는 사람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본다. 도시라면 배수펌프 시설이 있지만(이것도 가끔 고장이거나 운용 잘못으로 피해를 본 경우도 있다.) 전원주택지에서 이러한 시설을 할 수는 없다. 당연히 자연 배수가 원활한 지형인지 검토해야 한다.
만약 문제가 있어도 토공사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배제해야 할 땅이다.
예전에 겪은 일인데, 어떤 분이 여윳돈으로 소개업자의 말을 믿고 지적도만 보고 땅을 사서 묻어 뒀다가 전원주택 바람이 불자 개발 검토를 의뢰해 왔었다. 지적도상에는 전면에 개천을 바라보고 뒤편에 도로와 접해 있었다. 긍정적으로 보고 현지 답사를 한 결과 법적으로 집을 짓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도로를 접하고 있는 뒤쪽 계곡과 같은 급경사 지형이었다. 물뿐만 아니라 뒤편 도로의 방향도 검토지 방향으로 오다가 진입 가능지에서 휘어나갔다. 엄청난 옹벽과 토공사로 계단식 부지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며, 공사를 해도 좋은 터로 만들 수 있을까? 결과는 ‘NO’였다. 지적도는 평면으로만 돼 있어 지형을 알 수 없다. 때문에 반드시 현지답사를 해야 한다.
지반, 접도
검토 대상지의 땅속 지반(地盤) 상황을 맨 눈으로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형질변경을 하는 대상지가 현재 논일 때는 지반을 강화해야 한다. 지반을 높이기 위해 많은 양의 토사를 매입하더라도 점토질이 매우 높은 논의 특성상 단단한 지반을 형성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점토질을 퍼내고 다른 토사로 바꾸는(置換) 공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지반 매립은 일정 두께의 흙 붓기와 다짐을 반복해야 하는데, 개인 부지조성공사에서는 이러한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으므로 일정 기간 토질이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 경사지일 경우에는 차량 진입에 적절한 경사각의 도로와 연결되는지, 지하주차장 등을 이용한 진입 방법은 가능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건축법상 건축이 가능하려면 폭 4미터 이상의 도로와 접해야 하는데, 도로와 연결되지 않은 땅을 맹지(盲地)라고 한다. 접도(接道)되지 않은 땅일 경우, 도로로 이용할 수 있는 땅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고 지적(地籍)을 분할해 도로로 지목(地目) 변경을 해야 한다.
또한 인근의 도로가 공사를 위한 자재 및 각종 장비가 반입될 수 있는 여건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승용차를 타고 다닐 때에는 몰랐다가 공사를 시작하려고 할 때 인근 주민의 반대로 ―부실한 다리 상태 때문에― 다리 보강공사를 한 경우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도로와 연관된 사항인데, 전기가 어디까지 들어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일정거리 이상의 전기 인입을 신청할 경우, 외선 인입 공사비까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웃 근린생활시설
독립형(개별형) 전원주택을 계획하더라도 이웃이 없는 외딴 집을 짓는 것은 한 마디로 반대다. 많은 외딴 집들이 있지만 특별한 목적이 있거나 현지 정착민이 생업과 관련하여 지은 집이 대부분이므로, 도시인의 전원주택이 이를 따르는 것은 생활, 방범, 정서적 안정 등에 문제가 많다.
마을과 바로 붙어 있을 필요는 없지만 가까이 소속될 수 있는 거리에 터를 잡는 것이 좋다. 때문에 터를 검토하면서부터 이웃과의 관계를 고려해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공사 중에도 기공(起工), 상량(上樑), 준공(竣工) 등의 행사를 활용하여 서로 안면(顔面)을 넓혀 나가야 한다.
시골 인심은 옛날 이야기라고 한다. 외지인에 대한 경계와 시기, 어떤 경우는 피해의식의 발로도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바로 건축을 진행하지 않고 한두 해 주말농사를 지으며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형성한 후 이주하기도 한다.
전원으로 향하고자 하는 발길을 잡는 가장 주된 이유는 교육문제로 거론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의료, 쇼핑, 대중교통, 문화, 위생 등의 근린생활 시설이 부족한 데 있다. 전원으로 향하면서 도시에서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기란 어려우므로 그에 따른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
실생활의 불편함이 생각보다 커지면 전원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점차 결여되고 실패한 이주 또는 투자가 되고 만다. 그러므로 개인차는 있겠지만 이주를 할 경우 주 생활근거지와는 차량으로 1시간 30분(반경 50㎞) 이내, 근린생활시설은 20분(반경 10㎞) 이내에 위치한 터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주변에 고압 송전탑, 축사, 쓰레기 매립장, 무덤 등의 혐오시설물은 없어야 한다.
전원주택 유형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앞서 말한 준비 사항과 공통 사항을 숙지하여 터를 검토한다. 다음은 여기에 덧붙여 고려할 사항이다.
교통량이 많고 차량 속도가 높은 도로변은 피한다
집으로 진입 방법은 도로에서 직선적으로 연결되기보다는 약간 우회하여 기승전결의 동선으로 연결되는 것이 좋다. (집을 본다 → 진입한다 → 방향을 완만하게 바꾼다 → 대문으로 들어간다.)
원하는 만큼의 땅만 구입하기란 어렵다
마음에는 드는데 예산이나 이용도를 보아 면적이 너무 큰 땅이 자주 보인다. 시골에는 한 필지의 단위가 도시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구매에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현행법상 기존 대지가 아닌 분할과 형질변경을 해야 하는 터의 경우, 주택용으로 분할하더라도 나머지 면적이 지목별 최소 면적 이상은 확보돼야 하므로, 필요한 주택용 토지면적과 원래 지목의 토지(임야) 면적이 법규에 적합하도록 토지를 매입하는 것이 좋다(농지법 참조).
환금성을 고려한다
독립형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보면 취향이 독특하고 의지가 강한 사람이 많다. 전원주택은 다른 부동산과는 달리 환금성이 떨어지는데 그 가운데서도 독립형은 더욱 그러하다.
대부분의 독립형 전원주택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환금성보다는 환경을 우선시 한다. 그러나 일상 생활의 불편함, 방범의 문제점, 이웃과의 단절, 외부와의 교류 등에 문제가 많다면 환금성 정도가 아니라 자산 가치도 떨어진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즐기고 싶은 풍광이 가까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내 집이 베이스캠프가 되어 주변 여기 저기를 즐길 수 있다면 좋은 것이다. 평생을 살 집이고 자손에게 물려줄 집이기 때문에 상관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으나, 가족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또 불가피하게 팔아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르므로 기본적인 보편성은 갖춰야 한다. 지가(地價) 상승을 통한 시세 차익을 노리라는 것이 아니라, 원만하고 편안한 전원생활을 누리기를 바라면서 하는 말이다.
협곡 같은 지형과 음습한 곳은 피한다
계곡 물소리가 시원하고 풍광이 아무리 좋아도, 바람이 세차게 드나들고 일조시간이 짧은 협곡형의 터는 피하는 것이 좋다. 현대의 건축자재, 설비, 공법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편안한 터를 구하는 것이 좋다.
집 주변의 물소리도 은은하고 명랑한 소리를 찾아야지 기세 좋게 ‘콸콸―’ 내려가는 물소리는 좋지 않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집 옆으로 지나는 개울소리에도 밤에는 불편할 수 있다.
조망을 위한 북사면의 터라도 동서 방향의 높은 장애물이 없으면 상당한 일조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직사일광은 아니지만 천공광(天空光)을 이용한 자연 채광을 할 수 있다. 회화나 집필을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간접광인 천공광을 이용할 때 보다 정확한 색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 작업실, 서재는 직사일광을 피하는 것이 좋다.
양지바르고 완만한 경사지임에도 불구하고 지표에 물이 많은 땅이 있다. 건수(지하수의 일종으로 지하 30m 이내의 얕은 지층으로 흐르거나 정체된 물)의 수위가 높아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표로 스며 나오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폭이 좁은 경우는 물길을 돌리는 약간의 공사로 이용할 수 있지만, 넓게 분포된 경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단지형 전원주택 터 잡기
독립형에 비해 단지형은 일단 개발 면적이 크고 상하수도, 전기, 통신 등의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어 터를 고르기 쉽다. 또한 분양을 목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통상 입지가 좋고 형질변경 등의 절차상 번거로움이 없어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적, 정신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물론 ‘단지 분할도만 보고 어느 땅을 고를까’ 고민이 되겠지만 상식과 취향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이 없더라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지형 전원주택의 터 잡기는 우선 ‘어떤 단지를 선택하느냐’ 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선택된 단지 내에서 ‘어떤 필지를 선택하느냐’이다. 단지형은 외형적으로 완만한 경사의 개활지형과 경사지형을 이용한 계단식형, 도로를 따라 일정 간격을 두고 집터만을 다듬은 트리형이 있다.
이런 분류는 단지의 원래 지형이나 개발자의 의지, 구상, 허가에 관련한 것이므로 논외로 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전술한 터 잡기의 내용을 토대로 어떤 단지를, 어떤 필지를 선택할 것인가에 참고할 수 있는 사항을 설명한다.
■ 어떤 단지를 선택할 것인가
-기반시설이 충분한 단지가 좋다
전원주택단지의 기반시설로는 도로, 전력, 통신, 상하수도, 옹벽 또는 석축 구조물, 단지 조경 등을 들 수 있는데, 단지별로 공사의 질이 달라 가격에 차등이 있다. 물론 각종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같은 품질로 낮은 분양가를 제시한다면 모르지만, 통상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단지는 공사의 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건축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옹벽 또는 석축 등의 구조물공사와 토사 매립과 같은 부대 토목공사가 발생하게 되는데, 결국은 그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기반시설이 좋은 단지는 처음은 상대적으로 비쌀지 모르나 향후 자산가치 상승으로 보상 받을 수 있다. 특히 전력과 통신설비가 지중화된 단지는 전주로 인한 미관상 저해가 없어 좋다.
-겨울철 차량 통행이 안전해야 좋다
전원주택단지는 경사지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급한 경사로를 거쳐 진입해야 하는 단지들이 제법 있다. 봄가을에는 무심결에 지나치지만 항상 겨울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단지가 드물기 때문에 폭설 후 결빙이 되면 제대로 제설작업을 하기 힘들고, 도심지보다 결빙상태가 오래 가므로 주의한다.
-주택 건축에 불편하지 않게 분할됐는지 살핀다
대지의 모양은 방(사각)형이 좋고, 집의 방향을 기준으로 좌우보다는 전후로 긴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 팔각형과 같은 다변형이나 원형에 가까운 것들도 볼 수 있는데, 어느 한쪽으로 편중된 모양이 아니라면 이 또한 좋은 모양이다. 그러나 돌출이 심하거나 원하는 집 모양을 가상으로 앉혔을 때 동선이 절단된다면 좋지 않다.
약간의 돌출은 조경을 할 때 보완하면 되므로 도시에서 분양하는 네모반듯한 땅 모양은 아니어도 된다. 땅 모양에 요철 같은 변화가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방형에 가까우면, 집을 짓고 조경을 한 완성물이 오히려 더 멋있어지는 것이 전원주택이다.
개발사업자의 경력에 따라 필지 분할의 모습이 달라진다. 건설 경험보다 개발, 판매 경험이 많은 사업자가 개발한 단지의 필지는 대부분 정방형에 가깝고 분양면적 단위가 작다. 그리고 주택의 배치 등에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낮은 가격에 구입하려는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그 지역의 건폐율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100평의 전용면적인 땅은 건폐율 40퍼센트일 때는 40평의 건축면적을 가진 주택을 계획할 수 있지만, 건폐율 20퍼센트를 적용 받는 지역일 경우 건축면적이 최고 20평밖에 되지 못하므로 원하는 주택을 지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실제 발생한 일인데, 상당히 좋은 위치에 있는 단지가 분양은 잘 됐는데 몇 년이 지나도 집이 들어서지를 않았다. 팔기 좋게 분할을 한 것을 싸다고 구입한 사람들은 결국에는 사용도 못하고 있다. 현재는 컨테이너만이 몇 개씩 들어앉아 그 좋은 경관들을 해치고, 정화시설이 없어 각종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단층 30평의 소박한 단독주택을 짓더라도 전원에서는 최하 120평 이상의 토지를 확보해야 마당도 좀 만들고 텃밭을 가꾸면서 사용할 수 있다.
-전용면적이 적정한가를 판단한다
전원주택단지의 분양면적은 ‘전용면적’과 ‘공용면적’으로 나뉜다. 전용면적은 말 그대로 소유주가 재산권을 행사하는 면적이며, 건축에서 건폐율과 용적률의 기준이 된다. 공용면적은 도로, 관리사무소, 놀이터, 조경공간, 주차장, 기계실 등 교통 및 단지 관리에 필요한 면적이다.
단지의 분양면적 중 전용률은 통상 70∼80퍼센트 정도인데 사는 입장에서는 전용률이 높을수록 좋다. 그러나 공유면적은 단지의 가치를 높이는 면적이므로 공유면적이 합당한지 판단해야 한다. 통상 개발사업자들은 판매를 위해 전용률을 높이고자 노력하는데, 단지가 너무 옹색해지면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
이때 주의할 점은 단지를 위한 면적이 아닌 개발 공사비, 또는 허가상의 문제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불용지가 공유면적에 포함돼 있는 경우도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당연하겠지만 사는 입장에서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분양자료인 단지 분할도 및 필지별 면적표를 검토하면 알 수 있다.
-개발사업자의 신뢰성을 판단한다
대지 조성공사가 진행 중인 단지를 분양 받았다가 개발사업자의 부도 또는 공사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가 제법 있다. 그리고 처음 설명할 때보다 공사의 질이 나빠 건축을 할 때 부대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개발사업자의 경력과 실적 등을 토대로 자금력, 기술력 등을 간접 평가해야 하고, 분양계약서에 대지 조성과 관련한 공사 내용과 마감재료 등이 명기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 어떤 필지를 선택할 것인가
-단지의 입구는 피한다
진출입 동선이 짧아 이용은 편하지만 안쪽에 비해 교통량이 많아 번잡하다. 그리고 대부분 가장 낮은 위치에 있어 프라이버시 보호에 불리하다. 통상적으로 안쪽 높은 자리 터의 선호도가 높다.
-대상지 주변 필지의 주택이 앉을 자리를 살핀다
제대로 개발, 관리되는 주택단지는 주택이 앉을 자리에 대한 기준을 설정해 건축 시 그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은 건축에 대한 구상을 정비하지 않아 조감도는 있지만 임의로 건축을 하도록 방임하고 있다. 마을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라 땅을 파는 것이 주목적이므로 가능하면 판매에 저항을 불러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검토 필지에 집을 지을 때 주변 필지의 지반 높이와 집터자리를 유추하여 조망 및 일조, 진출입에 불편하지는 않을지 검토한다.
-막다른 도로의 끝집은 피한다
막다른 도로 방향에 대문을 내야 진입하는 경우는 풍수에서 금기시 하고 있다. 기의 흐름, 음양의 균형 등에서 나쁜 터로 설명하는데, 이는 상식으로 생각해도 주거의 안전과 편안함을 위해서 당연한 것이다. 도로가 집 대문자리에서 급히 회전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며 주변 개천의 흐름도 도로와 마찬가지로 집을 직면하여 흐르거나 회절하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단지 전체에서 가장자리에 돌출된 필지는 좋지 않다
가장자리에서 돌출된 필지는 조망도 좋고 주변 집터와의 영향도 적으므로 선호도는 오히려 높은 편이다. 그러나 편안한 집터를 원할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경사지를 개발한 단지의 경우 상당히 높은 옹벽이나 석축 위에 조성한 필지들이 있는데 이 또한 좋지 않다.
성토된 필지는 지반이 연약하고 물이 잘 고이므로 기계적인 다짐을 하지 않는다면 지내력(地耐力) : 지반이 구조물의 압력을 견디는 정도)을 형성할 시간을 줘야 한다. 집을 지을 때 지내력 보강을 하면 되지만, 절토한 필지가 성토한 필지보다 지반이 높아 조망이 좋고 배수가 잘 되며 지반도 견고하므로 우선한다.
동호인형 전원주택은 친숙한 이웃과 개발 규모에 의한 경제적 합리성 등에서 개별형에 비해 상당한 이점은 있으나 결성이 어렵다. 동호인형 전원주택을 추진하려면 결성된 동호인들이 토지를 매입할 예산 자금을 조성해야 추진력 있게 진행할 수 있으며, 의사 결정과 집행 과정이 투명해야 모임을 진행할 수 있다. 그만큼 진행이 어려운 반면 권장하고픈 유형이어서 터 잡기와는 다른 내용이지만 살펴보기로 한다.
-몇 가구가 자리할지 규모를 정한다
단지형과 마찬가지로 도로 등의 공유 면적이 포함되므로 건축 규모와 지역별 건폐율에 따라 다르겠으나 가구당 200∼300평 정도 규모의 터를 구한다. 이때 자금력에 여유가 있다면 몇 필지를 더 조성할 수 있는 면적을 추가로 구하는 것이 좋다. 추가로 조성하는 몇 필지는 동호인에 어울리는 사람에게 판매하여, 얼마간의 차익으로 도로 조성 및 조경 등 단지의 가치를 높이는 공사 경비로 조달할 수 있다. 이는 이미 결성된 동호인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주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형적으로 분할 된 터는 피한다
계획 부지 내 개천이나 계곡 등으로 부지가 지형적으로 분리되면, 토지 이용의 손실뿐만 아니라 토목공사비의 증가, 동선의 단절 등으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분지형 터라도 산이나 언덕으로 가려진 곳은 피한다
기승전결의 진입 방법을 적용하더라도 전면이 높으면 시야 차단, 외부와 단절, 일조시간의 부족 등이 발생하므로 좋지 않다. 외부와의 접근성이 좋아 고립감이 없어야 한다. 그 외의 터 잡기는 앞서 얘기한 공통 사항을 참고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앞에서 말한 터 잡기의 기본 사항을 숙지하더라도, 동호인형은 축소된 단지이므로 검토 대상지의 마스터플랜(지형을 고려한 배치, 분할, 기반 시설, 토목, 조경 등의 종합계획)을 세울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田
■ 글 이재헌사장
‘터 잡기는 전원주택 짓기의 절반’이라는 말을 해도 부족함이 없다.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이 함께 살아갈 터를 잡는다는 것은, 오늘은 물론이거니와 향후 몇 십 년을 내다보고 결심해야 할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자금도 걱정해야 하고 교육과 교통, 의료 시설, 시장 등 터가 갖춰야 할 조건은 많다. 터를 잡기 위한 여러 가지 변수가 합일점을 찾는 ‘그 땅’을 찾으려면 열심히 정보를 수집하고 발품을 파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그러면 터를 보고 ‘내 땅’이라고 결정하는 데 필요한 준비 과정과 변수는 무엇일까? 여기에서는 먼저 그러한 것들을 열거하고 자신의 계획과 취향, 예산 등을 반영하여 결정을 내려보자.
터 잡기 이것만은 알고 시작하자
가족과의 합의가 분명해야 한다
별장이나 세컨드 하우스가 아닌 경우, 전원주택으로의 이주는 가족 구성원 전체의 합의와 희망을 공유해야 한다. 새로운 터를 찾는 일은 지금보다 나은 행복한 보금자리를 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살면서 몰랐던 불편을 겪으며 새로운 환경에 정을 붙이지 못한다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때문에 치밀한 사전 조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동기가 확고해야 한다.
어떤 목적의 터를 잡을지 결정한다
목적이 분명해야 그에 맞는 부지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또한 외뢰를 받은 부동산에서도 적합한 부지를 추천할 수 있어 공연한 발품을 면할 수 있다. 주택을 짓더라도 단독형, 단지형, 동호인형으로 구분해야 한다.
생활상을 고려해 이주 희망지역을 조사한다
직장 또는 자영업, 전문직, 프리랜서 등 직업 구분과 예산 규모를 고려한다. 먼저 근교 간선도로망과 연계한 이주 방향을 정하고 거리별 지역을 선정한다. 다음으로는 지도와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를 이용해서 기초조사를 한 후, 주말에 가족과 함께 소풍을 가듯이 시간을 가지고 지역 부동산을 통해 구체적인 답사를 한다.
기본적인 기초조사와 몇 차례 답사를 반복하다 보면, 저절로 지역별 시세 동향을 숙지하게 되고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능력도 쌓인다. 현지 조사를 할 때는 주택건축을 위한 형질변경이 가능한 전답, 임야와 함께 인근 대지의 시세도 조사한다.
오늘을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
관심 지역이 정해지면 해당 지역 부동산과 건설교통부 및 국토관리청, 지방자치단체 등의 홈페이지를 방문한다. 해당 지역 도로망의 신설·확장 및 각종 개발 정보를 수집하고 보다 발전적인 지역을 세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물론 조용한 전원생활을 위해 그에 적합한 터를 찾는다면 상관없지만, 살면서 자산 가치가 올라가는 땅이라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것이다.
조용한 전원생활을 위해 개발 계획이 없는 터를 찾더라도 개발 정보는 파악해야 한다. 실제로 있은 일이지만 조용히 편안하게 살려고 지은 전원주택 인근에서 개발 계획이 진행되는 바람에 원하던 환경을 잃어버린 예도 있다.
일반인의 눈에는 황량하기만 한 터도 개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단점을 보완하면 가치 있는 땅이 된다. 길도 구불구불하고 불편하기 그지없는 현재의 터가 어느 날 인기지역이 된 경우를 여러 번 보았고, 현재의 여건만을 보고 터를 찾던 이의 주저함 때문에 결국은 더 비싼 값에 구입하는 경우도 보았다. 오늘의 입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각종 정보 수집과 정리를 통해 내일의 가치도 살펴 구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는 명당은 없다
심리적인 준비 사항이 되겠는데 모든 구색을 다 갖춘 땅을 얻기란 참으로 어렵다. 게다가 내가 원하는 면적만큼의 땅을 구입하기는 더욱 어렵다. 더러 지관(地官)을 대동하고 해당 부지의 매입을 검토하는 사람이 있는데, 물론 모든 것을 갖추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시한(時限)이 있다. 시간을 두고 여유 있게 터를 물색하다가도 눈에 띄는 터를 만나게 되면 집중적으로 검토해서 결론을 내야 한다. 좋은 땅은 매물로 잘 나오지도 않거니와 나오더라도 가만있지 않는다. 오죽하면 ‘땅에는 임자가 따로 있다’는 말이 생겨났을까?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 있듯이 부족한 면은 기술적으로 보완하거나 자신의 상식과 경험에 따라 대안을 만들면 전문가의 도움이 없더라도 결정적인 실수는 하지 않는다.
터를 잡는 목적에 따라 조건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통적으로 ‘배산’, ‘임수’, ‘남향’이라는 공통적인 조건은 무시할 수 없다. 상업용지는 북향이 유리한 경우도 있지만 주거용 터를 찾는다면(조망을 위해 북향이 선택된 경우도 상당히 많음) 이 3가지 조건을 따르는 것이 좋다. 그 외의 공통조건으로는 급수, 배수, 지반, 접도, 이웃, 근린생활시설 등이 있다.
터를 검토할 때에는 기본적인 문서(지적도, 토지(임야)대장, 국토(도시)이용계획확인원, 등기부등본)를 준비해서 전문가에게 검토를 의뢰하거나, 관할 관청 민원실에 문의하여 목적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인지, 어떠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산, 임수, 남향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위치라면 상상만 해도 그림같은 풍경이 떠오를 것이다. 게다가 남향이면 금상첨화. 명당터가 분명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조금씩 달리 해석하면서 접근해야 한다. 마을이 되려면, 농경생활을 위해서 임수가 필요한 조건이지만 개별 전원주택에서 임수는 좋은 조망과 물을 구할 수 있는 조건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남향이라는 조건도 사용상의 편리함과 좋은 조망을 구할 수만 있다면 북향을 선택해도 좋다.
현대의 건축 자재와 기술, 디자인은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준다. 원재료(터)가 좋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어느 정도의 가공을 통해 부족한 점을 극복해야 한다. 모든 조건을 갖춘 터를 만나기란 어려우므로…….
참고로 전통적인 풍수에서 기본적인 터 잡기 원칙으로는 앞에서 말한 배산임수(背山臨水), 정면이 낮고 뒤가 높아야 한다는 전저후고(前低後高), 들어 갈 때는 좁으나 들어가면 넓어지면서 아늑해지는 것이 좋다는 전착후관(前窄後寬) 등이 있다.
급수, 배수
사람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당연히 물을 구할 수 있는 터를 찾아야 한다. 기왕이면 가까운 내 땅에서 물을 구해야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사람은 수맥(水脈)이 흐르는 땅은 안 좋다고 하는데 그러면 수맥탐사도 하면서 상당히 넓은 땅을 구해야 한다. 이 또한 극복할 수 있는 조건이므로 현실에 맞게 상수도가 없다면 음용(飮用) 가능한 수맥이 있는 땅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은 ‘물을 어떻게 내보내느냐’ 하는 문제다. 비가 내릴 때 주변의 물이 어디로 어떻게 흐르는지 살펴야 한다. 해마다 홍수 때면 저지대에 사는 사람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본다. 도시라면 배수펌프 시설이 있지만(이것도 가끔 고장이거나 운용 잘못으로 피해를 본 경우도 있다.) 전원주택지에서 이러한 시설을 할 수는 없다. 당연히 자연 배수가 원활한 지형인지 검토해야 한다.
만약 문제가 있어도 토공사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배제해야 할 땅이다.
예전에 겪은 일인데, 어떤 분이 여윳돈으로 소개업자의 말을 믿고 지적도만 보고 땅을 사서 묻어 뒀다가 전원주택 바람이 불자 개발 검토를 의뢰해 왔었다. 지적도상에는 전면에 개천을 바라보고 뒤편에 도로와 접해 있었다. 긍정적으로 보고 현지 답사를 한 결과 법적으로 집을 짓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도로를 접하고 있는 뒤쪽 계곡과 같은 급경사 지형이었다. 물뿐만 아니라 뒤편 도로의 방향도 검토지 방향으로 오다가 진입 가능지에서 휘어나갔다. 엄청난 옹벽과 토공사로 계단식 부지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며, 공사를 해도 좋은 터로 만들 수 있을까? 결과는 ‘NO’였다. 지적도는 평면으로만 돼 있어 지형을 알 수 없다. 때문에 반드시 현지답사를 해야 한다.
지반, 접도
검토 대상지의 땅속 지반(地盤) 상황을 맨 눈으로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형질변경을 하는 대상지가 현재 논일 때는 지반을 강화해야 한다. 지반을 높이기 위해 많은 양의 토사를 매입하더라도 점토질이 매우 높은 논의 특성상 단단한 지반을 형성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점토질을 퍼내고 다른 토사로 바꾸는(置換) 공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지반 매립은 일정 두께의 흙 붓기와 다짐을 반복해야 하는데, 개인 부지조성공사에서는 이러한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으므로 일정 기간 토질이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 경사지일 경우에는 차량 진입에 적절한 경사각의 도로와 연결되는지, 지하주차장 등을 이용한 진입 방법은 가능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건축법상 건축이 가능하려면 폭 4미터 이상의 도로와 접해야 하는데, 도로와 연결되지 않은 땅을 맹지(盲地)라고 한다. 접도(接道)되지 않은 땅일 경우, 도로로 이용할 수 있는 땅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고 지적(地籍)을 분할해 도로로 지목(地目) 변경을 해야 한다.
또한 인근의 도로가 공사를 위한 자재 및 각종 장비가 반입될 수 있는 여건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승용차를 타고 다닐 때에는 몰랐다가 공사를 시작하려고 할 때 인근 주민의 반대로 ―부실한 다리 상태 때문에― 다리 보강공사를 한 경우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도로와 연관된 사항인데, 전기가 어디까지 들어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일정거리 이상의 전기 인입을 신청할 경우, 외선 인입 공사비까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웃 근린생활시설
독립형(개별형) 전원주택을 계획하더라도 이웃이 없는 외딴 집을 짓는 것은 한 마디로 반대다. 많은 외딴 집들이 있지만 특별한 목적이 있거나 현지 정착민이 생업과 관련하여 지은 집이 대부분이므로, 도시인의 전원주택이 이를 따르는 것은 생활, 방범, 정서적 안정 등에 문제가 많다.
마을과 바로 붙어 있을 필요는 없지만 가까이 소속될 수 있는 거리에 터를 잡는 것이 좋다. 때문에 터를 검토하면서부터 이웃과의 관계를 고려해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공사 중에도 기공(起工), 상량(上樑), 준공(竣工) 등의 행사를 활용하여 서로 안면(顔面)을 넓혀 나가야 한다.
시골 인심은 옛날 이야기라고 한다. 외지인에 대한 경계와 시기, 어떤 경우는 피해의식의 발로도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바로 건축을 진행하지 않고 한두 해 주말농사를 지으며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형성한 후 이주하기도 한다.
전원으로 향하고자 하는 발길을 잡는 가장 주된 이유는 교육문제로 거론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의료, 쇼핑, 대중교통, 문화, 위생 등의 근린생활 시설이 부족한 데 있다. 전원으로 향하면서 도시에서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기란 어려우므로 그에 따른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
실생활의 불편함이 생각보다 커지면 전원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점차 결여되고 실패한 이주 또는 투자가 되고 만다. 그러므로 개인차는 있겠지만 이주를 할 경우 주 생활근거지와는 차량으로 1시간 30분(반경 50㎞) 이내, 근린생활시설은 20분(반경 10㎞) 이내에 위치한 터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주변에 고압 송전탑, 축사, 쓰레기 매립장, 무덤 등의 혐오시설물은 없어야 한다.
전원주택 유형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앞서 말한 준비 사항과 공통 사항을 숙지하여 터를 검토한다. 다음은 여기에 덧붙여 고려할 사항이다.
교통량이 많고 차량 속도가 높은 도로변은 피한다
집으로 진입 방법은 도로에서 직선적으로 연결되기보다는 약간 우회하여 기승전결의 동선으로 연결되는 것이 좋다. (집을 본다 → 진입한다 → 방향을 완만하게 바꾼다 → 대문으로 들어간다.)
원하는 만큼의 땅만 구입하기란 어렵다
마음에는 드는데 예산이나 이용도를 보아 면적이 너무 큰 땅이 자주 보인다. 시골에는 한 필지의 단위가 도시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구매에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현행법상 기존 대지가 아닌 분할과 형질변경을 해야 하는 터의 경우, 주택용으로 분할하더라도 나머지 면적이 지목별 최소 면적 이상은 확보돼야 하므로, 필요한 주택용 토지면적과 원래 지목의 토지(임야) 면적이 법규에 적합하도록 토지를 매입하는 것이 좋다(농지법 참조).
환금성을 고려한다
독립형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보면 취향이 독특하고 의지가 강한 사람이 많다. 전원주택은 다른 부동산과는 달리 환금성이 떨어지는데 그 가운데서도 독립형은 더욱 그러하다.
대부분의 독립형 전원주택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환금성보다는 환경을 우선시 한다. 그러나 일상 생활의 불편함, 방범의 문제점, 이웃과의 단절, 외부와의 교류 등에 문제가 많다면 환금성 정도가 아니라 자산 가치도 떨어진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즐기고 싶은 풍광이 가까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내 집이 베이스캠프가 되어 주변 여기 저기를 즐길 수 있다면 좋은 것이다. 평생을 살 집이고 자손에게 물려줄 집이기 때문에 상관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으나, 가족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또 불가피하게 팔아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르므로 기본적인 보편성은 갖춰야 한다. 지가(地價) 상승을 통한 시세 차익을 노리라는 것이 아니라, 원만하고 편안한 전원생활을 누리기를 바라면서 하는 말이다.
협곡 같은 지형과 음습한 곳은 피한다
계곡 물소리가 시원하고 풍광이 아무리 좋아도, 바람이 세차게 드나들고 일조시간이 짧은 협곡형의 터는 피하는 것이 좋다. 현대의 건축자재, 설비, 공법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편안한 터를 구하는 것이 좋다.
집 주변의 물소리도 은은하고 명랑한 소리를 찾아야지 기세 좋게 ‘콸콸―’ 내려가는 물소리는 좋지 않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집 옆으로 지나는 개울소리에도 밤에는 불편할 수 있다.
조망을 위한 북사면의 터라도 동서 방향의 높은 장애물이 없으면 상당한 일조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직사일광은 아니지만 천공광(天空光)을 이용한 자연 채광을 할 수 있다. 회화나 집필을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간접광인 천공광을 이용할 때 보다 정확한 색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 작업실, 서재는 직사일광을 피하는 것이 좋다.
양지바르고 완만한 경사지임에도 불구하고 지표에 물이 많은 땅이 있다. 건수(지하수의 일종으로 지하 30m 이내의 얕은 지층으로 흐르거나 정체된 물)의 수위가 높아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표로 스며 나오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폭이 좁은 경우는 물길을 돌리는 약간의 공사로 이용할 수 있지만, 넓게 분포된 경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단지형 전원주택 터 잡기
독립형에 비해 단지형은 일단 개발 면적이 크고 상하수도, 전기, 통신 등의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어 터를 고르기 쉽다. 또한 분양을 목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통상 입지가 좋고 형질변경 등의 절차상 번거로움이 없어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적, 정신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물론 ‘단지 분할도만 보고 어느 땅을 고를까’ 고민이 되겠지만 상식과 취향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이 없더라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지형 전원주택의 터 잡기는 우선 ‘어떤 단지를 선택하느냐’ 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선택된 단지 내에서 ‘어떤 필지를 선택하느냐’이다. 단지형은 외형적으로 완만한 경사의 개활지형과 경사지형을 이용한 계단식형, 도로를 따라 일정 간격을 두고 집터만을 다듬은 트리형이 있다.
이런 분류는 단지의 원래 지형이나 개발자의 의지, 구상, 허가에 관련한 것이므로 논외로 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전술한 터 잡기의 내용을 토대로 어떤 단지를, 어떤 필지를 선택할 것인가에 참고할 수 있는 사항을 설명한다.
■ 어떤 단지를 선택할 것인가
-기반시설이 충분한 단지가 좋다
전원주택단지의 기반시설로는 도로, 전력, 통신, 상하수도, 옹벽 또는 석축 구조물, 단지 조경 등을 들 수 있는데, 단지별로 공사의 질이 달라 가격에 차등이 있다. 물론 각종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같은 품질로 낮은 분양가를 제시한다면 모르지만, 통상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단지는 공사의 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건축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옹벽 또는 석축 등의 구조물공사와 토사 매립과 같은 부대 토목공사가 발생하게 되는데, 결국은 그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기반시설이 좋은 단지는 처음은 상대적으로 비쌀지 모르나 향후 자산가치 상승으로 보상 받을 수 있다. 특히 전력과 통신설비가 지중화된 단지는 전주로 인한 미관상 저해가 없어 좋다.
-겨울철 차량 통행이 안전해야 좋다
전원주택단지는 경사지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급한 경사로를 거쳐 진입해야 하는 단지들이 제법 있다. 봄가을에는 무심결에 지나치지만 항상 겨울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단지가 드물기 때문에 폭설 후 결빙이 되면 제대로 제설작업을 하기 힘들고, 도심지보다 결빙상태가 오래 가므로 주의한다.
-주택 건축에 불편하지 않게 분할됐는지 살핀다
대지의 모양은 방(사각)형이 좋고, 집의 방향을 기준으로 좌우보다는 전후로 긴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 팔각형과 같은 다변형이나 원형에 가까운 것들도 볼 수 있는데, 어느 한쪽으로 편중된 모양이 아니라면 이 또한 좋은 모양이다. 그러나 돌출이 심하거나 원하는 집 모양을 가상으로 앉혔을 때 동선이 절단된다면 좋지 않다.
약간의 돌출은 조경을 할 때 보완하면 되므로 도시에서 분양하는 네모반듯한 땅 모양은 아니어도 된다. 땅 모양에 요철 같은 변화가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방형에 가까우면, 집을 짓고 조경을 한 완성물이 오히려 더 멋있어지는 것이 전원주택이다.
개발사업자의 경력에 따라 필지 분할의 모습이 달라진다. 건설 경험보다 개발, 판매 경험이 많은 사업자가 개발한 단지의 필지는 대부분 정방형에 가깝고 분양면적 단위가 작다. 그리고 주택의 배치 등에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낮은 가격에 구입하려는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그 지역의 건폐율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100평의 전용면적인 땅은 건폐율 40퍼센트일 때는 40평의 건축면적을 가진 주택을 계획할 수 있지만, 건폐율 20퍼센트를 적용 받는 지역일 경우 건축면적이 최고 20평밖에 되지 못하므로 원하는 주택을 지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실제 발생한 일인데, 상당히 좋은 위치에 있는 단지가 분양은 잘 됐는데 몇 년이 지나도 집이 들어서지를 않았다. 팔기 좋게 분할을 한 것을 싸다고 구입한 사람들은 결국에는 사용도 못하고 있다. 현재는 컨테이너만이 몇 개씩 들어앉아 그 좋은 경관들을 해치고, 정화시설이 없어 각종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단층 30평의 소박한 단독주택을 짓더라도 전원에서는 최하 120평 이상의 토지를 확보해야 마당도 좀 만들고 텃밭을 가꾸면서 사용할 수 있다.
-전용면적이 적정한가를 판단한다
전원주택단지의 분양면적은 ‘전용면적’과 ‘공용면적’으로 나뉜다. 전용면적은 말 그대로 소유주가 재산권을 행사하는 면적이며, 건축에서 건폐율과 용적률의 기준이 된다. 공용면적은 도로, 관리사무소, 놀이터, 조경공간, 주차장, 기계실 등 교통 및 단지 관리에 필요한 면적이다.
단지의 분양면적 중 전용률은 통상 70∼80퍼센트 정도인데 사는 입장에서는 전용률이 높을수록 좋다. 그러나 공유면적은 단지의 가치를 높이는 면적이므로 공유면적이 합당한지 판단해야 한다. 통상 개발사업자들은 판매를 위해 전용률을 높이고자 노력하는데, 단지가 너무 옹색해지면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
이때 주의할 점은 단지를 위한 면적이 아닌 개발 공사비, 또는 허가상의 문제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불용지가 공유면적에 포함돼 있는 경우도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당연하겠지만 사는 입장에서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분양자료인 단지 분할도 및 필지별 면적표를 검토하면 알 수 있다.
-개발사업자의 신뢰성을 판단한다
대지 조성공사가 진행 중인 단지를 분양 받았다가 개발사업자의 부도 또는 공사 지연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가 제법 있다. 그리고 처음 설명할 때보다 공사의 질이 나빠 건축을 할 때 부대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개발사업자의 경력과 실적 등을 토대로 자금력, 기술력 등을 간접 평가해야 하고, 분양계약서에 대지 조성과 관련한 공사 내용과 마감재료 등이 명기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 어떤 필지를 선택할 것인가
-단지의 입구는 피한다
진출입 동선이 짧아 이용은 편하지만 안쪽에 비해 교통량이 많아 번잡하다. 그리고 대부분 가장 낮은 위치에 있어 프라이버시 보호에 불리하다. 통상적으로 안쪽 높은 자리 터의 선호도가 높다.
-대상지 주변 필지의 주택이 앉을 자리를 살핀다
제대로 개발, 관리되는 주택단지는 주택이 앉을 자리에 대한 기준을 설정해 건축 시 그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은 건축에 대한 구상을 정비하지 않아 조감도는 있지만 임의로 건축을 하도록 방임하고 있다. 마을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라 땅을 파는 것이 주목적이므로 가능하면 판매에 저항을 불러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검토 필지에 집을 지을 때 주변 필지의 지반 높이와 집터자리를 유추하여 조망 및 일조, 진출입에 불편하지는 않을지 검토한다.
-막다른 도로의 끝집은 피한다
막다른 도로 방향에 대문을 내야 진입하는 경우는 풍수에서 금기시 하고 있다. 기의 흐름, 음양의 균형 등에서 나쁜 터로 설명하는데, 이는 상식으로 생각해도 주거의 안전과 편안함을 위해서 당연한 것이다. 도로가 집 대문자리에서 급히 회전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며 주변 개천의 흐름도 도로와 마찬가지로 집을 직면하여 흐르거나 회절하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단지 전체에서 가장자리에 돌출된 필지는 좋지 않다
가장자리에서 돌출된 필지는 조망도 좋고 주변 집터와의 영향도 적으므로 선호도는 오히려 높은 편이다. 그러나 편안한 집터를 원할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경사지를 개발한 단지의 경우 상당히 높은 옹벽이나 석축 위에 조성한 필지들이 있는데 이 또한 좋지 않다.
성토된 필지는 지반이 연약하고 물이 잘 고이므로 기계적인 다짐을 하지 않는다면 지내력(地耐力) : 지반이 구조물의 압력을 견디는 정도)을 형성할 시간을 줘야 한다. 집을 지을 때 지내력 보강을 하면 되지만, 절토한 필지가 성토한 필지보다 지반이 높아 조망이 좋고 배수가 잘 되며 지반도 견고하므로 우선한다.
동호인형 전원주택은 친숙한 이웃과 개발 규모에 의한 경제적 합리성 등에서 개별형에 비해 상당한 이점은 있으나 결성이 어렵다. 동호인형 전원주택을 추진하려면 결성된 동호인들이 토지를 매입할 예산 자금을 조성해야 추진력 있게 진행할 수 있으며, 의사 결정과 집행 과정이 투명해야 모임을 진행할 수 있다. 그만큼 진행이 어려운 반면 권장하고픈 유형이어서 터 잡기와는 다른 내용이지만 살펴보기로 한다.
-몇 가구가 자리할지 규모를 정한다
단지형과 마찬가지로 도로 등의 공유 면적이 포함되므로 건축 규모와 지역별 건폐율에 따라 다르겠으나 가구당 200∼300평 정도 규모의 터를 구한다. 이때 자금력에 여유가 있다면 몇 필지를 더 조성할 수 있는 면적을 추가로 구하는 것이 좋다. 추가로 조성하는 몇 필지는 동호인에 어울리는 사람에게 판매하여, 얼마간의 차익으로 도로 조성 및 조경 등 단지의 가치를 높이는 공사 경비로 조달할 수 있다. 이는 이미 결성된 동호인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주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형적으로 분할 된 터는 피한다
계획 부지 내 개천이나 계곡 등으로 부지가 지형적으로 분리되면, 토지 이용의 손실뿐만 아니라 토목공사비의 증가, 동선의 단절 등으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분지형 터라도 산이나 언덕으로 가려진 곳은 피한다
기승전결의 진입 방법을 적용하더라도 전면이 높으면 시야 차단, 외부와 단절, 일조시간의 부족 등이 발생하므로 좋지 않다. 외부와의 접근성이 좋아 고립감이 없어야 한다. 그 외의 터 잡기는 앞서 얘기한 공통 사항을 참고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앞에서 말한 터 잡기의 기본 사항을 숙지하더라도, 동호인형은 축소된 단지이므로 검토 대상지의 마스터플랜(지형을 고려한 배치, 분할, 기반 시설, 토목, 조경 등의 종합계획)을 세울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田
■ 글 이재헌사장
댓글목록
회원가입 후 로그인 하시면 댓글을 보시거나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